수능 D-100: 남은 건 100일이 아니라 아침 100번
8월 초, 어디를 봐도 D-100입니다.
그래서 오늘 밤에 한 일은 스터디플래너에 100칸을 그린 것입니다. 과목별로 색을 정하고, 주차별 목표를 적고, 세 번 지우고 다시 그렸습니다. 두 시간이 걸렸고 새벽 1시에 잤습니다.
다음 날 아침 7시 알람은 껐습니다. 실제로 앉은 건 10시 20분이었고, 그 계획표는 그날 이후로 세 번 펼쳐졌습니다.
원칙: 남은 건 100일이 아니라 아침 100번입니다
수능은 하루짜리 시험이고 1교시 국어는 아침에 시작합니다. 그런데 지금 내 머리가 가장 잘 도는 시간은 밤 10시입니다.
이 시점에 남은 진짜 자원은 시간의 총량이 아닙니다. 어느 시간대가 내 것이 되느냐입니다.
100일은 전 범위를 다시 훑기에는 짧고, 몸이 도는 시간대를 옮기기에는 충분히 깁니다. 그래서 이 기간의 일은 새 진도가 아니라 이사입니다.
계획표에 쓴 두 시간이 첫 번째 손실
D-100에 계획을 세우는 건 맞습니다. 두 시간을 쓰는 게 틀렸습니다.
계획에 쓰는 시간은 공부처럼 느껴지고, 결과가 즉시 보이고, 아무도 못 틀렸다고 안 합니다. 글씨가 예쁜 미루기입니다.
이번 주 계획에 10분 넘게 썼다면 닫고 문제집을 여세요. 100일치 계획은 어차피 9월에 한 번 갈아엎게 됩니다.
100일에 실제로 옮길 수 있는 것 셋
나머지는 다 유지 보수입니다.
1. 기상 시각. 아침에 치르는 시험을 밤형 몸으로 보는 건 컨디션 하나를 통째로 버리고 들어가는 겁니다. 옮기는 데 몇 주가 걸리고, 정확히 몇 주인지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지금 시작합니다.
2. 취약 유형. 못 푸는 유형은 이미 이름이 정해져 있습니다. 6월 모평 오답과 최근 기출 오답을 펼치면 목록이 나옵니다. 대개 열 개 안쪽입니다. 이 목록이 100일의 실제 과제이고, 전 범위 회독은 그 목록을 못 줄입니다.
3. 시험 체력. 하루 종일 앉아서 여러 과목을 연속으로 치르는 능력은 따로 훈련하는 능력입니다. 지식과 별개로 무너지는 곳이 여기입니다.
옮길 수 없는 것도 분명히 해둡시다. 손도 안 댄 과목을 100일 만에 처음부터 쌓아 올리는 것. 되는 사람이 없지는 않고, 그 사람들은 다른 걸 버렸습니다. 무엇을 버릴지 지금 정하는 게 계획입니다.
아침으로 이사하는 법
한 번에 세 시간을 당기는 건 안 됩니다. 사흘 만에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 기상 시각만 건드립니다. 취침 시각은 따라옵니다. 반대는 안 됩니다. 안 졸린 채로 누워 있는 건 이사가 아니라 고문입니다.
- 일주일에 20~30분씩. 8월 초에 9시 기상이면 8월 말에 7시 30분, 9월 말에 6시 30분 근처가 됩니다.
- 주말에도 같은 시각. 토요일 두 시간 늦잠이 그 주의 이사를 되돌립니다.
- 가장 어려운 과목을 새로 생긴 시간에 넣습니다. 아침 시간을 만들어놓고 거기서 단어를 외우면 이사한 의미가 없습니다.
봉우리를 찾는 방법은 평소에 유용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봉우리를 찾는 게 아니라 정해진 자리로 옮기는 중이니까요. 목적지가 이미 정해져 있는 몇 안 되는 경우입니다.
주 단위 뼈대
100일을 100칸으로 그리지 말고 3주 주기 하나를 만들고 반복하세요.
| 주기 | 무엇을 | 얼마나 |
|---|---|---|
| 1주차 | 취약 유형 목록에서 세 개, 유형별로 파기 | 오전 긴 블록 |
| 2주차 | 같은 세 개를 다른 문제로 다시, 그리고 전 범위 문제 섞어 풀기 | 오전 긴 블록 |
| 3주차 | 실전 1회분 통째로, 실제 시간대에. 그리고 오답 정리 | 시험 시간표 그대로 |
3주차의 실전은 쪼개면 안 됩니다. 25분씩 나눠 푼 기출은 지식을 재고, 세 시간 동안 머리를 붙들고 있을 수 있는지는 아무 말도 안 해줍니다. 시험장에서 실제로 무너지는 건 후자입니다. 과목별 블록 길이는 평소 공부에 쓰고, 실전은 통째로 앉으세요.
그리고 실전은 아침에 봅니다. 오후 3시에 푼 국어 기출 점수는 내 점수가 아닙니다.
9월 모평이 나쁘면 계획을 다 바꿔야 하나요?
아니요. 뼈대는 그대로 두고 취약 유형 목록만 갱신하세요.
9월 모평은 진단이지 판결이 아닙니다. 진단의 쓸모는 이름을 알려주는 데 있습니다. 어떤 유형에서 몇 개를 잃었는지 적고, 그 목록으로 다음 3주 주기를 채우면 그게 반응의 전부입니다.
계획을 통째로 갈아엎는 건 대개 점수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불안에 대한 반응입니다. 그리고 새 계획을 만드는 그 이틀이 다시 사라집니다.
9월에는 수시 원서도 겹칩니다. 그 주는 공부량이 떨어지는 게 정상이고, 미리 그렇게 계획해두면 기록이 끊겼다고 무너지지 않습니다. 하루 빠진 건 하루 빠진 겁니다. 이틀 빠진 게 문제입니다.
D-30 이후에는 규칙이 바뀝니다
마지막 한 달에는 세 가지가 달라집니다.
새 개념은 그만. 지금 처음 배우는 건 시험날에 반쯤 아는 상태로 도착합니다. 반쯤 아는 지식은 확신 있는 오답을 만듭니다.
잠이 과목이 됩니다. 이 시기에 수면 시간을 줄여서 얻는 한 시간은 다음 날 두 시간을 가져갑니다. 계산이 안 맞습니다.
하루가 시험 시간표를 닮아갑니다. 아침에 국어, 그다음 수학. 몸이 그 순서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 틀이 틀렸을 때
수시 중심으로 준비해왔다면 이 100일의 무게중심이 다릅니다. 최저 기준만 필요한 사람에게 전 범위 실전은 과잉이고, 그 시간은 다른 데 있어야 합니다.
재수를 이미 마음에 두고 있다면 정직해지는 게 낫습니다. 반쯤 도망갈 곳을 두고 100일을 보내는 것과, 올해로 끝낸다고 정하고 보내는 것은 다른 100일입니다. 어느 쪽이든 정하고 시작하세요.
몸이 안 좋다면 그건 시간표가 못 고칩니다. 3주 연속으로 나빠지고 있고 잠으로 안 풀리면 병원이 먼저입니다. 100일 중 하루를 병원에 쓰는 게 남은 99일을 삽니다.
집중이 안 되는 게 방 문제라면 장소부터 바꾸세요. 스터디카페에서 타이머를 쓰는 법은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소리 없이 세션을 끝내는 게 생각보다 큰 부분입니다.
Fomodo는 이 100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솔직히 말할 한계가 그겁니다. D-day 기능이 없습니다. 시험 날짜를 넣는 칸도 없고, 앱을 열었을 때 D-37이라고 알려주지도 않습니다. 앱이 아는 건 오늘 세션이 돌았는지, 몇 분이었는지, 그리고 이번 달 칸이 얼마나 진한지뿐입니다. 남은 날짜를 세는 건 다른 데서 하세요. 그게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대신 할 일마다 기본 타이머 모드를 정해둘 수 있습니다. ‘국어 기출’은 종 없는 긴 블록으로, ‘단어’는 20분 뽀모도로로 열립니다. 아침에 앉아서 오늘 무슨 모양으로 갈지 다시 정하지 않아도 되고, 그 결정 하나가 매일 아침에서 사라집니다.
100일은 길지 않습니다. 아침 100번은 충분히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