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워크: 90분이 먼저 존재해야 합니다
10시 15분이고 아홉 시부터 책상에 있었습니다. 그동안 사내 메신저 스레드 둘, 금방 끝난다던 통화 하나, 참석하지도 않는 회의 알림 하나, 그리고 9시 2분에 연 문서. 문서는 그때 열었던 문단에 그대로 있습니다.
한 번도 농땡이를 부리지 않았습니다. 내내 연락 가능한 상태였고, 그건 옷만 잘 차려입은 같은 말입니다.
오전은 의지박약으로 사라진 게 아닙니다. 잃어버릴 90분이 애초에 그 안에 없었습니다.
방해받지 않는 90분은 의지 문제이기 전에 일정 문제입니다
이게 글 전체라서 맨 앞에 둡니다.
딥워크를 못 하는 사람들은 보통 부족한 재료가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40분째에 남들은 그냥 더 간절한 거라고요. 거의 언제나 블록 자체가 없습니다. 어디에도 적힌 적 없고, 아무도 모르고, 9시 20분에 지극히 합리적인 무언가가 그 자리로 걸어 들어옵니다. 비어 있었으니까요.
실시간으로 지켜야 하는 블록은 매번 집니다. 지키는 데 드는 주의가 일하는 데 드는 주의보다 많으니까요. 이름이 붙어 달력에 이미 있는 블록은 지키는 값이 0입니다. 다툼은 지난주에 끝났으니까요.
블록부터 달력에 넣으세요. 아래는 전부 세부 사항입니다.
40분밖에 없으면요?
40분을 돌리세요. 진짜로 지켜지고 이름이 붙은 40분이 늘 마련하려고만 하는 이론상의 90분보다 낫습니다. 90이라는 숫자가 자꾸 나오는 건 짧은 블록이 실패해서가 아니라, 준비 운동이 긴 일이 첫 15분을 문제를 다시 머리에 올리는 데 쓰기 때문입니다.
칼 뉴포트가 실제로 주장한 것
『딥 워크』는 2016년에 나왔습니다. 뉴포트는 조지타운대 컴퓨터과학 교수이고, 그의 논지는 자기계발보다 경제학에 가깝습니다. 어려운 일에 오래 강하게 집중하는 능력은 점점 희귀해지는 동시에 점점 비싸지고 있고, 그 격차가 기술을 지킨 사람에게는 기회라는 겁니다.
그는 일을 둘로 나눕니다. 딥워크는 인지적으로 힘들고 방해 없이 하는 일. 얕은 일은 사무적이고, 딴짓하면서도 되고, 주는 만큼 부풀어 오릅니다. 메일, 일정 조율, 진행 상황 보고, 회의 대부분.
근거는 정직하게 짚고 갑시다. 이 책은 사례와 역사와 추론으로 지은 논증이지 통제된 실험이 아닙니다. 한 직군의 절반을 2년간 90분 블록으로 일하게 해본 사람은 없습니다. 측정된 결과가 아니라 잘 만든 주장으로 받으세요. 그리고 이 책이 쓸모 있는 이유는 주로 얕은 일 쪽 묘사가 즉시 알아보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가장 든든한 근거는 다른 데서 옵니다. 소피 르로이의 주의 잔여물 연구(2009)는 일을 끝내지 않고 다른 일로 옮기면 주의의 일부가 뒤에 남아 두 번째 일을 측정 가능하게 해친다고 보고했습니다. 짧은 실험실 과제라 크기는 미정이지만, 작은 일 아홉 개로 채운 오전이 왜 아무것도 안 한 오전처럼 느껴지는지는 설명해줍니다.
뽀모도로와 어떻게 다른가
둘은 정반대 문제를 풉니다. 뭐가 더 낫냐는 논쟁이 어디로도 안 가는 이유입니다.
| 뽀모도로 | 딥워크 | |
|---|---|---|
| 고치는 문제 | 시작 | 끊김 |
| 세션 길이 | 25분 고정 | 50~90분, 블록마다 선택 |
| 끝내는 것 | 종 | 미리 정한 이정표 |
| 준비 비용 | 없음 | 달력과의 대화 한 번 |
| 잘 맞는 일 | 행정, 복습, 회피, 모양 없는 하루 | 코드, 초안, 디자인, 분석 |
아예 시작을 못 하는 게 문제라면 딥워크는 첫수로 틀렸습니다. 2주 동안 시작을 싸게 만드는 쪽을 먼저 하고 오세요. 시작 문제 위에 90분 습관을 얹는 사람은 없습니다.
방 만들기
블록은 시간입니다. 방은 나머지 전부이고, 한 번 만드는 데 10분쯤 걸립니다.
화면 하나, 문서 하나. 뒤에서 빼꼼 보이는 두 번째 창까지 포함해서 아닙니다. 전체 화면, 이름 붙인 그것, 한 동작으로 닿는 다른 것 없음.
폰은 엎어두는 게 아니라 손이 안 닿는 곳에. 서랍, 다른 방, 아니면 블록 동안 시스템 차원에서 차단. 거리는 몇 초를 벌어주고 이건 그 몇 초로 만들어집니다. 제일 막기 어려운 건 인스타가 아니라 회사 카카오톡 단톡방입니다. 명분이 있으니까 끄지를 못하죠. 이 90분 동안은 같이 끄고 블록이 끝나면 한 번에 몰아서 답하세요. 진짜 급한 사람은 전화를 겁니다.
소리는 매번 같은 것 하나. 비, 브라운 노이즈, 카페 루프, 혹은 무음. 무엇을 고르냐보다 같은 걸 쓰느냐가 훨씬 중요합니다. 2주 지나면 소리 자체가 블록이 시작됐다는 신호가 되니까요. 어떤 소리를 왜 고르는지는 더 긴 이야기이고, 짧은 답은 가사 있는 건 빼라는 겁니다.
잡생각 적을 것. 종이면 됩니다. 블록 중에 도착한 모든 아이디어가 네 단어로 거기 가고 나중에 처리됩니다. 그 생각이 요구한 건 실행이 아니라 잊히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SNS를 끊어야 하나요?
아닙니다. 뉴포트는 대부분이 원하는 것보다 엄격한 관계를 주장하고, 그 주장을 통째로 거절하고도 블록은 돌릴 수 있습니다. 블록이 요구하는 건 80분 동안 앱에 못 닿는 것뿐입니다. 저녁 6시에 유튜브를 지울지는 별개의 이야기이고 이 글이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2분 안에 끝나는 시작 의식
매번 같은 순서로, 결정이 아니게 될 때까지.
- 문서 하나만 남기고 전부 닫기. 20초.
- 이정표를 종이에 쓰기. “보고서 작업”이 아니라 “연구방법 절이 거친 초안 상태가 된다”. 40초.
- 폰 치우고, 소리 켜고, 타이머 시작. 15초.
- 첫 1분 안에 형편없는 문장 하나를 쓰거나 깨지는 테스트 하나를 돌리기.
의식을 지탱하는 건 4번입니다. 일부러 나쁜 것으로 시작하면 첫 10분을 확실히 죽이는 유일한 결정이 사라집니다. 좋은 버전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결정이요.
블록: 종이 아니라 이정표
종은 시간이 끝났다고 말합니다. 이정표는 이름 붙인 그것이 끝났다고 말합니다. 실패하는 방식이 다르고, 긴 일에서는 그 차이가 큽니다.
종이 있으면 88분째에 두 문단이 남았을 때 협상이 시작되고, 끝날 때까지 그 협상을 열두 번 더 합니다. 이정표가 있으면 “지금으로선 끝”이 뭔지 미리 정해뒀으니 88분째에 협상할 게 없습니다. 가졌거나, 가질 때까지 갑니다.
정직하게 유지하는 규칙 둘. 이정표는 대부분의 날에 닿을 만큼 작아야 합니다. 아니면 목표가 아니라 소원입니다. 그리고 바깥에 진짜 끝이 하나 있어야 합니다. 회의, 점심, 아이 하원처럼 자기 중력이 있는 것. 바깥 경계가 아예 없는 블록은 플로우타임 쓰는 사람들이 잘 아는 실패로 갑니다. 좋은 세 시간 뒤에 죽은 오후, 그리고 망한 다음 날 아침.
블록은 얼마나 길어야 하나요?
처음이거나 하루가 잘게 쪼개져 있으면 50분. 의식이 자동이 되고 달력이 협조하면 80~90분. 두 시간을 넘기면 대부분은 초과분을 다음 날 계좌에서 꺼내 씁니다.
90분을 생체 주기로 설명하는 글을 보게 될 겁니다. 그 주장은 존재하고 인터넷이 보통 언급하는 것보다 단서가 많습니다. 근거는 잠에서 벌어지는 일 쪽이 책상에서 벌어지는 일 쪽보다 훨씬 강합니다.
시작하는 한 주
첫 실수는 다섯 개를 잡는 겁니다. 실제 직장과 부딪혀도 살아남는 한 주는 이렇습니다.
| 요일 | 블록 | 길이 | 이유 |
|---|---|---|---|
| 월 | 9:00~10:20 | 80분 | 대부분이 가진 가장 덜 다투는 자리. 여길 제일 세게 지킬 것 |
| 화 | — | — | 회의. 첫 주에 화요일과 싸우지 말 것 |
| 수 | 9:00~10:20 | 80분 | 월요일과 같은 자리. 같음이 생존의 이유 |
| 목 | 16:00~16:50 | 50분 | 다른 에너지대의 짧은 것. 이정표를 작게 |
| 금 | 9:00~9:50 | 50분 | 시작이 아니라 마무리용 |
네 블록. 주당 4시간 20분. 그게 진짜 딥워크 실천이고, 이 글 맨 위의 오전보다 대략 4시간 많습니다.
두 가지가 더 붙어야 버팁니다. 달력에 이름 붙은 바쁨 블록으로 넣으세요. 본인 포함 모두에게 약속처럼 보이게. 그리고 한 사람에게 말하세요. 가장 자주 말 거는 동료에게, 그 시간엔 안 되고 10시 30분부터 된다고.
대부분의 요청은 80분을 견딥니다. 못 견디는 건 블록을 깨도 됩니다. 점수를 매기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 도구가 안 맞을 때
연락 가능한 게 업무입니다. 고객 응대, 당직, 임상. 정직한 버전은 매일이 아니라 주 1회 지켜낸 블록이고, 아닌 척하는 건 이미 충분히 힘든 일에 죄책감만 얹습니다.
방을 같이 쓰고 바꿀 수 없습니다. 공간 대신 시간을 지으세요. 세 명이 있는 방의 오후 2시보다 아침 7시 30분 식탁이 나은 블록입니다.
지금이 나쁜 구간입니다. 아픔, 갓난아기, 진짜 과부하. 긴 블록이 가장 먼저 빠져야 하고 그게 맞습니다. 80분이 안 될 때도 25분 세션은 됩니다. 그게 뽀모도로가 존재하는 이유의 대부분입니다.
Fomodo에는 딥워크 모드가 있습니다. 목표를 정해두면 거기 닿았을 때 알려주고, 멈추는 대신 계속 셉니다. 좋은 블록의 끝은 둥근 숫자와 잘 안 맞으니까요. 블록 길이만큼 딴짓 앱을 차단하고 끝나면 기록을 남깁니다.
못 하는 건 이 글이 다룬 바로 그것입니다. 달력에 블록을 넣어주지 못하고, 9시 30분 회의를 거절해주지 못하고, 10시 20분까지 연락이 안 된다고 동료에게 말해주지 못합니다. 이미 존재하는 블록의 가장자리를 지킬 뿐입니다. 존재하게 만드는 일은 아무도 대신 못 합니다.
블록이 먼저, 의식이 둘째. 앱은 다섯 번째쯤이고, 솔직히 종이가 더 중요합니다.